

클릭 몇 번이면 음식도, 옷도, 필요한 물건도 손쉽게 집 앞까지 배달되는 시대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언택트 경제의 확산으로 더 이상 물리적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소비활동이 가능하다. 이렇게 편리한 소비를 할 수 있는데도, 왜 사람들은 ‘직접 느끼는 경험’을 원하는 걸까?
‘물성’이란 ‘물질이 가지고 있는 성질’이라는 뜻으로, 손에 잡히는 ‘물질’만 가질 수 있는 속성이다. 그런데 요즘은 영화, 브랜드, 기술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추상적인 것도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 등 모든 감각 요소를 동원해 체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구매로 이어지게 만들어준다. 이렇게 감각을 자극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바로 ‘물성매력’이다.
예를 들어, 쫀득쫀득한 슬라임, 부드러운 니트, 사각사각한 펜 소리 등은 단순한 시각적 정보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소비자의 감각을 자극한다. 즉, ‘어떻게 보이느냐’보다 ‘어떻게 느껴지느냐’가 구매를 결정짓는 게 핵심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2025년에 물성매력이 새삼 중요해진 걸까? 먼저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와 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것들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하려면 감각을 자극하는 구체적인 경험이 필요하다. 또 다른 원인은 비대면 문화의 확산이다. 직접 체험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은 실질적인 감각 경험에 대한 욕구가 더 커졌다.
물성매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영화 ‘<인사이드 아웃2> 팝업스토어’를 들 수 있다. 영화 속 상상 세계를 현실 공간에 옮겨 놓아 관람객들이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팝업스토어는 관람객이 이야기의 일부분이 되는 경험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기억과 호감을 갖게 만드는 마케팅 전략인 것이다.
지난해 진행한 우리은행 팝업스토어 ‘위비프렌즈 허니뱅크’도 물성매력의 좋은 예다. 이곳은 우리은행 캐릭터 위비프렌즈를 활용해 어린이에게 친근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어린이들이 허니뱅크에 방문해 직접 위비프렌즈 통장과 카드를 받고 계좌 개설, 카드 발급, 입금 및 결제 등을 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앞으로도 젊은 층을 상대로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시몬스 테라스’ 역시 소비자가 직간접적으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전시부터 각종 예술작품 감상, 미식 체험 등 다양한 감각 활동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고, 특히 ‘매트리스 랩’에서 소비자가 직접 침대에 누워보며 자신에게 맞는 매트리스를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디지털로는 알 수 없는 감각의 세계가 있다. 그것이 바로 물성매력의 핵심이다. 제품이든 서비스든, 이제는 소비자에게 ‘어떤 감각적 경험을 줄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지난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