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에는 도전적이고 활동적인 성향의 외향형 사람들이 경제를 주도했다면, 팬데믹에 이어 고물가, 고금리 시대를 지나면서 I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내면적 만족과 고요한 사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른바 내향형 경제다. 조용한 소비를 원하는 사람들이 이끄는 내형향 경제에 대해 알아본다.
OOO 씨는 밖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한다. 필요한 물건은 온라인 쇼핑으로, 식사는 배달음식으로 해결한다. 가끔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정보를 얻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어학 공부도 열심히 하는 중이다. 이처럼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거나 비대면 활동을 선호하는 이들을 타깃으로 한 ‘내향형 경제’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내향형 경제(Introvert Economy)는 사람들의 소비, 생산,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의 방식에서 ‘내향적’ 요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개인의 사생활과 조용한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현상을 뜻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지향해 개인 공간과 오프라인 모임보다는 온라인 활동 또는 소규모 모임을 선호한다.
내향형 경제는 먼저 1인 가구 증가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더해지면서 급부상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 이후 비대면 선호가 높아졌고,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는 인구가 늘어났다. 원격 근무, 홈트레이닝, 홈카페 문화 등이 확산되면서 집에서의 소비가 증가하게 된 것이다.
‘개인주의 가치관의 확산’도 내향형 경제의 중요한 요인이다. ‘나의 만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가치관이 강해지면서 소비도 사회적 과시보다는 개인적 행복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미니멀리즘’도 내향형 경제의 특징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SNS를 확인하고, ‘좋아요’나 ‘조회수’ 클릭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피드 업데이트 강박 등이 누적되면서 디지털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에 내향형 사람들은 SNS 사용을 줄이면서 조용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과도한 디지털 소비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가치와 의미 있는 경험을 중시하고, 정신적인 평안을 찾기 위한 활동에 집중하려는 것이다.
집에서 즐기는 홈코노미(Home+Economy)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 OTT 서비스 구독이 증가했고, 홈카페, 홈트레이닝 관련 제품 소비가 증가했다.
미니멀리즘과 가심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중시하는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장인이 직접 만든 수제 제품이나 1대 1 프라이빗 클래스 등을 들 수 있다.
조용한 사치와 프라이빗 서비스 나만의 공간을 위한 고급 인테리어 제품 소비가 증가했고, 혼자만의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프라이빗 독서 공간을 찾는 사람도 늘어났다. 1인 전용 호텔 패키지 상품이 생겼고,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는 ‘홀로 여행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비대면, 구독 경제 활성화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내가 원하는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는 구독 경제 모델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배달음식이나 밀키트 시장이 성장했고, AI 챗봇, 가상 비서 서비스도 도입됐다.
지난호 보기